[바다와 섬여행 시리즈] 서해 최북단 백령도, 천혜의 기암절경 탐험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대한민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자, 가장 북쪽에 있는 유인도입니다. 인천에서 약 191km 떨어진 이 섬은 북한 장산곶이 바로 눈앞에 보일 정도로 북녘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백령도는 단순한 안보 요충지를 넘어 수억 년 동안 형성된 천혜의 지질 절경과 독특한 해양생태계를 간직한 보석 같은 섬입니다. 2019년에는 백령도와 인근 대청도, 소청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백령도에는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늘어선 두무진, 콩알처럼 둥근 자갈이 깔린 콩돌해안, 북녘이 훤히 보이는 끝섬전망대 등 독특한 볼거리들이 섬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백령도만의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주요 명소들을 하나씩 상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두무진 — 서해의 해금강, 10억 년 지질의 경이로움
백령도 여행에서 가장 대표적인 절경을 꼽자면 단연 두무진입니다. ‘두무진(頭武津)’이란 이름은 뾰족한 바위들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졌습니다. 이곳의 바위들은 10억 년 전 고대 모래가 쌓여 굳어진 규암층으로, 수억 년 동안 거센 파도와 바람에 깎여 지금과 같은 웅장한 기암괴석 군락이 탄생했습니다.
두무진은 백령도 북서쪽 약 4km에 걸쳐 병풍처럼 이어진 절벽으로, 높이는 약 50m에 이릅니다. '서해의 해금강', '금강산 만물상에 비견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기암괴석들이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이곳에서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선대암, 형제바위 등 독특한 바위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나는 유람선 투어로, 두무진 포구에서 배를 타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절벽을 해상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배를 타고 바위 바로 아래까지 다가서면 바다와 맞닿은 기암괴석의 장엄함이 더욱 실감납니다. 유람선을 타다 보면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을 발견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해안 절벽에 설치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며 기암괴석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두무진 포구에서 선대암까지는 약 20분 정도 소요되는 완만한 해안 산책길로, 파도 소리와 해안의 바위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입니다. 트레킹 중간중간 바위의 모양에 대한 설명판도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 콩돌해안 — 바다가 빚은 천연 자갈 해변
콩돌해안은 이름처럼 콩알만 한 자갈들이 해변을 빼곡히 메운 독특한 해안입니다. 이곳의 자갈들은 대부분 두무진과 같은 규암이 부서져 수억 년 동안 파도에 닳고 닳아 지금의 둥근 형태로 완성된 것입니다. 해안의 길이는 약 800m, 폭은 30m 정도로 길게 이어져 있으며, 파도가 밀려왔다 빠질 때 콩돌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자연의 소리가 이곳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관광객들은 맨발로 걷거나 자갈 위에 누워 자갈찜질 체험을 즐기기도 합니다. 특히 자갈찜질은 피부염과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퍼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이 빠진 간조 시간대에는 해안 절벽 끝자락까지 내려가 움푹 파인 지형도 살펴볼 수 있어 자연관찰 학습에도 적합합니다.
이 콩돌해안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이처럼 규암 자갈이 광범위하게 분포한 해안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희귀 지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 해안 경사가 비교적 급한 편이므로 물놀이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끝섬전망대 — 북녘을 가장 가까이 바라보는 곳
끝섬전망대는 백령도의 지리적 특성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해발 136m의 용기원산 정상에 세워진 이 전망대는 서해 최북단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으며, 좌우로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합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왼쪽으로는 대청도와 소청도, 용기포신항, 사곶해변이 한눈에 들어오고, 맑은 날이면 중앙 정면으로는 북한의 장산곶이 육안으로 뚜렷이 보입니다. 오른편으로는 서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이곳이 ‘서해의 끝섬’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전망대 내부는 백령도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섬의 자연환경과 안보적 의미를 소개하는 다양한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에 마련된 소원지 코너에 소원을 적어 붙이기도 하며,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북녘 땅을 더욱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끝섬전망대 인근에는 심청각, 사자바위 등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명소도 있어 한 코스로 연계하기 좋습니다.
사진출처: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랩 제공
댓글
댓글 쓰기